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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비타민과 금수저 비타민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비타민이라고 해서 다 같은 비타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타민의 제조 과정과 원재료에 따라 하늘과 땅 같은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시중에 유통되는 비타민 C 제품의 99%는 아스코르빈산(ascobic acid)이다. 아스코르빈산은 비타민 C의 일부이지 비타민 C가 아니다. 비타민 E도 마찬가지다. 비타민 E는 한 가지 물질이 아니라, 자연계에 존재하는 여덟 가지 화합물을 총칭하는 표현이다. 비타민 E는 크게 '토코페롤(tocopherol)'과 '토코트리에놀(tocotrienol)'로 구분되고, 각각은 다시 알파, 베타, 감마, 델타의 네 종류로 세분화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비타민 E 제품의 대부분은 '알파토코페롤'이다. 알파토코페롤은 다시 D-알파토코페롤과 DL-알파토코페롤의 두 가지 분자형으로 구분되는데, 그중 가장 흡수가 안 되는 DL-알파토코페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유는 원가가 싸기 때문이다.
몇 해 전, 비타민 E가 전립선암을 유발하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엄밀히 말하면 비타민 E가 아니라 DL-알파토코페롤로 실험을 한 것이다. 물론 언론에서는 그냥 비타민 E로 소개되었다.
마그네슘의 경우도 산화마그네슘(magnesium oxide), 구연산마그네슘(magnesium citrate), 염화마그네슘(magnesium chloride), 황산마그네슘(magnesium sulfate) 등등 수많은 종류의 마그네슘이 존재한다. 그중 소비자들이 가장 흔히 접하는 제품은 가장 싸지만 가장 흡수가 안 되는 산화마그네슘이다. 몸에 해롭다는 뜻은 아니지만 흡수율이 떨어지면 체내 활성화되는 양이 적다는 의미다.
이런 식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90%가 값싼 원료를 사용한 싸구려 제품들이다. 원인은 하나다. 기업이나 유통업자 그리고 수입상, 판매업자 모두 최대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윤 폭이 크려면 원가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흡수율 좋은 제품들이 많이 비싼 것도 아니다. 가격 차이는 소폭에 그친다. 그렇지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는 싼 제품으로 손이 가기 마련이다. 차이를 모르므로 선택은 어렵지 않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다 똑같은 마그네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분 표시를 확인해도 소용없는 경우가 있다. 시중에는 몸에 해로운 제품들이 많아서 안 먹으니만도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예를 들어오메가3는 쉽게 산패되는데, 산패된 기름은 몸에 해롭다. 그런데 산패의 예방을 고려하지 않고 제조되는 제품들이 있다. 제조 과정에서 이미 산패되는 경우도 있고, 유통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산패되는 경우도 흔하다. 건강을 위해 먹은 오메가3가 오히려 심장마비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싸구려 종합 비타민의 경우, 석유 부산물에서 추출한 화학첨가물도 많이 들어가 위장 장애나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심지어 인공색소, 설탕, 옥수수 전분, 방부제와 같은 어이없는 성분들도 들어가 있다. 특히 어린이 종합 비타민에는 인공색소와 설탕, 감미료의 함량이 더 높다. 정작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은 민망할 정도로 소량인 경우가 많다.
물론 영양소는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현대인의 식습관을 볼 때, 오직 음식을 통해 몸이 필요로 하는 충분한 양의 영양소를 섭취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아침에 우유와 토스트를 먹고, 점심에 짜장면을 먹고, 저녁에 고깃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면, 충분한 양의 비타민과 미네랄 영양소를 흡수할 기회가 없었다고 보아도 된다. 중간에 커피를 마시고, 고기 먹으면서 술 한 잔하고, 담배라도 피우거나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그나마 몸에 있던 영양소마저 빠르게 잃는다.
그래서 비타민, 미네랄 제품 복용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일류 배우가 TV에서 광고하는 대기업 브랜드라고 해서 무조건 믿고 '묻지마 구매'를 할 일이 아니다. 뒷면의 성분 표시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비타민보다는 식사
내가 강조하는 비타민, 미네랄, 영양소들은 비타민 제품이나 건강보조식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음식에 들어 있는 영양소들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데, 영양소를 잘 챙겨 먹으라는 말을 영양보조제를 사 먹으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부분이지만, 어떤 경우에도 영양제가 진짜 음식을 통한 영양소를 대체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가공식품을 먹지 말고 진짜 음식을 드시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영양제도 가공식품이므로 진짜 음식을 먹는 것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영양보조제는 게으른 사람들이나 바쁜 현대인들의 차선책일 뿐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식사를 하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매일 입을 통해 몸속에 집어넣는 음식의 힘을 존중한다면 아무거나 함부로 먹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건강에 문제 있는 환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다양한 식사법들이 존재한다. 최근 열풍을 일으킨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섭취 다이어트) 식사법이 있고, 그와는 정반대 대척점에 위치한 듯한 현미채식이 있다. 그 중간쯤에 구석기 식단이 존재한다.
어떤 것이 더 우월한지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건 복싱이 세냐 유도가 세냐 하고 싸우는 꼴이다. 모두 훌륭한 무술이고 가자 필요한 상황이 존재할 뿐이다. 저탄고지 식사가 맞는 환자가 있고 현미채식이 유리한 환자가 있다. 이에 대한 판단은 영양학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음식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아무거나 잘 먹으라는 의사라면, 그가 알려주는 다른 조언에 대해서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독소 배출을 위한 식사법
웨인 피커링(Wayne Pickering) 박사는 건강을 위해 무엇을 먹느냐보다 내 몸에서 무엇이 빠져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변한다. 건강은 체내 독소와 해로운 물질들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즉 디톡스는 따로 프로그램을 통해 캠페인처럼 하는 게 아니라 식사를 통해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톡스 자체가 의학 용어가 아닌 마케팅 용어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많은 의사들이 그 개념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거부감을 드러낸다. 그나마 요즘엔 인식이 조금 바뀌어 디톡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사들이 나타나는 추세다. 그렇지만 디톡스라는 게 별 것 아니다. 정상적이고 건강한 몸이라면 매일 효과적인 디톡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대소변과 땀을 통한 노폐물의 배출이다. 그게 안 되면 몸에 염증 물질이 쌓여 관절, 축추, 손가락 마디가 아플 수도 있고, 혈관이 탁햐져 당뇨와 고혈압이 생기고, 그런 상태가 장기화되면 간, 심장, 신장, 말초신경 등이 손상될 수도 있다. 평소에 배출을 제대로 못하고 사니까 디톡스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어쨌든 건강을 위해선 배출이 관건인데 이는 음식을 통해 가능하다. 영양가 높고 깨끗한 음식을 먹어서 우리 몸의 간이나 신장, 땀샘 같은 해독 공장이 잘 돌아가면 독소 배출이 용이해진다. 반면, 식품첨가물과 인공색소, 옥수수, 녹말 위주의 음식을 꾸준히 먹고 약물을 장기 복용한다면 간은 제대로 해독하지 못해 늘 독성 물질이 쌓여 있게 된다.배출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더러운 정수기 필터를 청소하기 위해 깨끗한 물을 오랫동안 흘려보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므로 깨끗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만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특히 만성 질환 환자들은 식단부터 바꾸지 않으면 다 소용없다. "당뇨에는 뭐가 좋대..." 광고에 자꾸 현혹될 필요는 없다. 병이 있으면 체내 독소를 어떻게 빼낼 것인가를 먼저 궁리해야 한다. 음식을 소화시키고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과정에서 화학적 폐기물이 생기는데 이를 몸속에 쌓아두고 있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찝찝하지 않은가? 암, 당뇨, 고혈압 약을 복용하면 그 약들 역시 디톡스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비타민, 영양제, 건강보조식품도 음식을 잘 가려 먹으면서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할 때 보조적으로 도움이 되는 거지, 하루 두 끼를 패스트푸드나 편의점 가공식품으로 때우면서 보상심리로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먹어서 부족한 영양분을 채워봤자 도움이 될 리 없다. 말 그대로 건강보조식품이지 '대체 식량'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음은 효과적인 독소 배출을 위해 웨인 피커링 박사가 제안하는 식사 방법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실천해 볼 만하다. (당뇨나 고혈압, 암환자의 식단은 달라야 한다.)
영양 균형을 위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전분, 유제품을 골고루 함께 먹는 것은 자동차에 가스, 휘발유, 알코올, 디젤 경유 등을 섞어서 주유하는 것과 같다. 되도록 한 끼에 단백질과 전분을 함께 먹지 않아야 한다. 서로 중화 작용을 해서 소화를 방해한다. 고기는 산성이고 전분은 알칼리성이다. 단백질은 부패하고 전분은 발효된다. 그 결과 소화관 안에 박테리아가 증식한다. 소화불량, 가스, 방귀, 변비,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예를 들면 햄버거에 프렌치프라이, 탕수육이나 돈가스, 고기 먹고 후식으로 먹는 칼국수나 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전분을 먹었을 때는 두 시간 후에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은 소화 시간이 더 걸리므로 단백질을 먼저 먹었을 경우 세 시간 후에 전분을 먹는 것이 좋다. 또 아침, 점심, 저녁 골고루 먹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과일 같은 가볍고 단순한 음식을 먹고, 점심에는 아침 식사보다는 복잡한 음식을 먹되 양은 아침 식사보다 적어야 한다. 복잡한 음식이라 함은 전분과 탄수화물로서 한국인들의 주식인 밥이 여기에 해당된다. 저녁 식사로는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 위주의 소화 과정이 다소 복잡한 음식을 먹되 양은 가장 적게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후식으로 과일을 먹는 것 역시 좋지 않다. 과일 다당은 소화가 쉽게 일어난다. 위가 아닌 소장에서 소화된다. 식사 후 디저트로 과일을 먹으면 위장에 다른 음식과 함께 갇혀 있게 된다. 조금 과장하여 소화되기 전에 썩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특히 멜론이나 수박, 참외는 다름 음식과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원래 멜론이나 수박, 참외는 별 노력 없이 쉽게 소화되는 음식이라, 다름 음식들과 섞여서 장에 오래 머물 경우 소화되기 전에 발효가 시작된다. 과일은 후식이 아니라 밥먹기 30분 전에 먹는 것이 흡수에 도움이 된다.
출처: 환자 혁명 - 닥터 조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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